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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없는예술센터
2021 명작다시읽기 시리즈 10

질투
LA JALOUSIE
PAR ALAIN ROBBE-GRILLET

2021년 11월 12일(금) 20:00, 13일(토) 14:00
스페이스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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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의 글


올해로 10회차를 맞는 ‘명작다시읽기’ 시리즈 공연을 기획하던 2월 어느날, 윤기훈 연출님이 우연히 아주 낯선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과연 이러한 작품을 무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며 알랭 로브-그리에의 소설 <질투>를 언급하였습니다. 그동안의 시리즈 공연에서 국내외 고전과 명작들을 두루 다루어 보았기에 다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곧 소설을 읽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누보로망의 대표적인 소설답게 화자의 기억 속에서 우연인 듯 되새겨지는 장면들과 눈앞에서 관찰되는 장면들이 뒤섞여 논리적 흐름을 따라가기도 어렵고 특별한 가시적인 사건이 확연하게 체험되거나 묘사되지 않아, 전통적 소설읽기를 거부하는 낯선 작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2022년, 탄생 100주년을 맞는 알랭 로브-그리에의 작품 세계의 특징들을 오늘의 연극 무대에 소환하여 어떠한 새로운 역동성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불현듯 솟아올랐습니다. 

현실의 재현적 무대, 현실 너머의 존재론적 의미를 추구하는 상징적 무대, 그리고 주관적 인식을 통한 현실의 왜곡으로 치닫는 표현주의... 그리고 기성의 논리와 제도적 관행들 모두를 의문시 하며 본질의 핵을 껴안고자 기존의 틀을 해체해보았던 포스트모던적 시도, 또한 이 모든 것을 넘어 일상의 현실과 허구적 극장의 경계를 허물어 보고자 하였던 움직임들... 20세기 이래 오늘의 공연예술이 거쳐 온 여정입니다.

로브-그리에의 <질투>를 무대화하면서 현대 공연예술의 여정이 한편의 공연 속에 파편화되어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설렘을 가져봅니다. 향기 높은 명작을 지역 사회 문턱 낮은 극장에서 보다 많은 관객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저희 시리즈의 성격에 다소 거리가 있을 듯 우려도 되지만, 기대의 지평선을 위반하며 성큼 또는 차분히 진화해 온 예술의 특성을 일반 관객들의 눈높이에서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인식의 색다른 자극과 존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매일의 삶, 반복적 일상으로부터 일탈과 해소가 가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인식의 전환을 통하여 삶의 저편 혹은 그늘 속 심연으로의 낯선 여행이 가능하기를, 그럼으로써 새로운 가능성과 또 다른 삶의 체험이 나를 더욱 깨어있게 할 수 있기를.

경계없는예술센터 대표, 상명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이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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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프랑스 누보로망의 대표적인 작가 알랭 로브-그리에 (Alain Robbe-Grillet, 1922-2008)는 소설의 장르에 대한 새로운 실험과 혁신으로 전 세계적 명성을 날린 작가이다. 1978년과 1997년, 두 차례 우리나라에도 방한한 바 있는 그의 탄생 100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 그의 예술가적 정신을 기리며 연극 공연의 관행과 감상의 체계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추구해 보고자 한다.

<질투(La Jalousie)>는 한 남자의 시선으로 구축된 세계를 그린다. 작품은 한 남자가 보고 듣고 겪은 것, 그리고 그것을 되새기고 의심하다가, 마침내는 자신의 상상력에 의해 세계와 그 안의 관계들을 조금씩 변형시켜가는 과정을 전개시켜 나간다. 이 과정에서 '질투'라는 불안한 감정은 점점 정점을 향해 차오르고, 관객들의 정서에 침투하여 블라인드(jalousie)를 통한 주인공의 시선과 감정으로 무대 위의 세계를 바라보게 한다. 공연과 함께 전혀 낯선 사나이의 시선을 통하여 눈앞의 가시적인 세계를 해석하고 느끼게 되는 관객들은, 삶의 인식 및 연극 체험에 대한 새로운 깨우침과 심미적 만족감을 얻게 된다. 

누보로망의 대표작가 로브-그리에는 사실적인 묘사와 이야기의 잘 짜여진 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적인 서술 형식을 부정하고, 작가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른 순간적인 생각이나 체험의 기억을 새로운 형식과 정밀한 기록을 통해 구성해 나갔다. 사건, 인물, 배경에 대한 묘사는 거의 없이 현실 속의 아내를 관찰하는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시선만을 집요하게 뒤쫓는 바, 관객들은 공연의 진행과 함께 객관적 관찰자로부터 남자의 시선에 스스로의 시선을 접합하여, 기묘한 감정의 전이를 통한 적극적인 관찰의 방식으로, 무대를 주시하면서, 결국은 스스로의 삶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에 대한 의문과 인식의 전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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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ain Robbe-Grillet, 1922~2008

배우 소개
C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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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우

 

프랑크 역

출연작 >

뮤지컬 <정조> 2016

연극 <열 두명의 성난 사람들> 2015

뮤지컬 <울지마 톤즈> 2015

연극 <레미제라블> 2015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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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현

 

아... / 메이드 역 (더블 캐스팅)

출연작 >

연극 <춤의 탄생> 2020
연극 <부부학 개론> 2020
연극 <황진이> 2019
연극 <크리스마스 선물> 2018
연극 <운수좋은 날> 2017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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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주

 

아... / 메이드 역 (더블 캐스팅)

출연작 >

연극 <춤의 탄생> 2020
연극 <부부학 개론> 2020
연극 <가로등이 전하는 이야기>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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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준

 

남자 역

출연작 >

웹드라마 <시간교차로> 2020
연극 <아빠들의 소꿉놀이> 2020
연극 <클라우드 텍토닉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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